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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 레포트 및 기고문

우리의 불안감은 해소될 수 있을까, 알랭 드 보통 <불안>

by Babamba 7432 2021. 4. 8.

안녕하세요, 에디터 SU 진입니다. 초등교육부터 고등교육까지, 대한민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일반적으로 성인이 될 때까지 대다수의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그러한 현대 사회의 특성 때문인지 우리는 성인이 되고 나서도 때때로 자신이 걸어가는 길이 정도인지를 의심하곤 하죠. 그러한 이들을 위한 책, 다만 지친 우리를 위로하기보다는 현상을 직시하고 그에 내재한 원인을 파악하는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오늘은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글귀와 함께 톺아보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날 때부터 자신의 가치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괴로워할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처럼 우리는 필연적으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갑니다. 결국,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타인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하게 되며, 정체성의 형성은 개인의 결정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는 것인데요. 정체성 역시 타인과의 상호작용의 과정이자 결과물이기 때문이죠. 혹자는 우리는 조금 더 주체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유토피아가 아니며, 세상은 완전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필연적으로 조금은 비뚤어진 형태를 띠며, 우리는 그 비뚤어진 세상 속에서 조금은 덜 비뚤어지려 노력하는 개인에 불과합니다. 그 비뚤어진 세상 속에서 우리는 타인의 관심이 쏟아지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갈구하게 되죠.

 “우리는 우리 자신이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만 질투한다. 우리의 준거집단에 속한 사람들만 선망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데이비드 흄을 인용합니다: “질투심을 일으키는 것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 사이의 커다란 불균형이 아니라 오히려 근접 상태다.” 범접하지 못할 만큼 높아 보이는 사람은 질투의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본인과 비슷한 정도의 사람이라 느낄 때 그의 성공이 질투 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는데요. 이는 커다란 불균형의 상태를 이루는 사람과 우리는 전혀 공통분모를 공유하지 않거나, 가까워질 일이 없기 때문이죠.

“우리가 무엇을 정상이라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복이 결정된다.”

 

세상에는 다양한 삶의 형태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삶의 형태 속에서 우리는 각기 다른 가치를 추구합니다. 누군가는 본인의 심리학에 관한 지식에 자부심을 느끼며, 또 다른 누군가는 그리스어에 관한 한 본인이 뒤처지기를 원하지 않죠. 따라서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든 사람은 누군가 본인보다 그것에 유능할 때 무의식적인 불안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반대로, 본인이 전혀 욕심을 가지지 않는 분야에 능숙한 누군가가 나타난다면 진심 어린 찬사를 보낼 수 있죠. 저자는 이렇게 하나의 문장으로 인간의 모순된 진심을 명료하게 풀이합니다.

 "우리는 적은 것을 기대하면 적은 것으로 행복할 수도 있다."

 

비단 어떠한 능력에서뿐 아니라, 누군가를 대할 때에도 기대는 없을수록 좋은데요. 우리는 결국 타인에 불과하며, 따라서 본인이 주는 만큼의 관심과 기대를 상대방에게 바라는 것은 동상이몽을 초래할 수밖에 없겠죠. 그러나 본인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지 않고, 누군가와의 관계에서도 항상 감사하며 살아간다면 우리는 일상 속의 사소한 즐거움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 자세, 그것이 불안감의 해소를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요. 에디터 SU 진이었습니다.